감기에 항생제 필요없다

2016년 9월 28일 | 녹색칼럼

이재혁(대구경북녹색연합 대표)

 

옛말에 감기는 약을 먹으면 2주간 아프고 약을 먹지 않으면 보름 동안 아프다는 말이 있다. 약을 먹든 안 먹든 하루 차이가 난다는 이 이야기는 ‘감기약은 있다? 없다?’를 반복하는 우리 일상에서 늘 존재하는 논쟁거리이다. 이런 논쟁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몸이 많이 아프고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고 약을 먹고 있다.

올해 봄, 한의학박사인 김성철 박사의 ‘감기 졸업’이란 책을 읽었다. 이 책은 감기가 생기는 원인과 항생제 없이 감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몸이 약해서 감기가 걸렸는데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내성균이 생겨서 항생제에도 세균이 죽지 않게 되고 장기간 복용으로 면역력도 약해지고 감기도 계속 반복된다는 내용이다.

김 박사는 감기 증상은 피곤하다는 인체가 보내는 신호이고 목이 붓고 열이 나거나 코안이 부어서 코가 막히거나, 밤새 기침을 하는 것이나 귀가 아픈 증상은 모두 인체가 보내는 피로에 대한 사인이므로 항생제보다는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치료법이라고 추천한다.

항생제 사용에 대한 경고도 강하게 하는데, 감기는 면역력이 약해져서 오는 것이므로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감기 치료에 항생제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가 OECD국가 중 한국이며 대표적인 항생제 내성균인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내성률은 73%로 네덜란드 2.4%, 영국14%, 미국 51%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특히 영유아 시기에 항생제 복용은 평생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경고는 매우 설득력이 있어 보이므로 우리도 깊이 고민해야 할 내용이다.

감기약에 많이 쓰는 항생제는 미생물에 의한 감염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주로 세균 감염을 치료한 약이다. 이렇게 많은 생명을 구한 항생제도 자주 사용하다 보면 병원균이 항생제에 스스로 저항할 수 있는 내성이 강해진다. 그러다 결국은 어떤 강력한 항생제에도 저항할 수 있는 슈퍼박테리아가 생겨난다.

최근 미국에서는 모든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슈터박테리아가 발견되어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런 위험에 예외지역은 아니다. 우리 정부도 올해 8월 ‘국가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을 확정하고 5년 후까지 항생제 처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내성균 확산방지를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작년 5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응하고자 글로벌 행동계획을 마련하고 국제 공조를 강력히 촉구한 바 있고, 2014년 2월 신종감염병, 생물테러 등이 사회 안전과 국가 안보에 큰 위협요소로 대두됨에 따라 국가 간 정보를 공유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공식출범한 “글로벌 보건안보구상(GHSA)”의 주요 행동 계획 중에도 항생제 내성이 포함되는 등, 선진국들은 국가 안보의 측면에서 접근하며 국가별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인류가 항생제 내성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2050년에는 내성균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연간 천만 명의 사망이 예측되고 있다고 한다. 국제기구나 선진국들, 우리나라 정부가 정책적으로 항생제 줄이기 노력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항생제의 오남용을 줄이고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이다. 감기약을 먹기 전에 감기의 원인이 과로 인지, 스트레스인지를 생각해보고 충분한 휴식으로 면역력을 높여 감기를 이겨내었으면 좋겠다. 감기에 항생제는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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