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칼럼]낙동강 수질에 숨겨진 진실은?

이재혁(대구경북녹색연합 대표)

 

겨울철이면 낙동강에서는 수질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부분 수질사고가 낙동강에서 일어났다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대표적인 수질사고인 1991년 페놀 사고나 이후 발생한 1, 4-다이옥산, 퍼클로레이트 사고 등은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수질사고이다.

수질사고의 이유로 정부는 업체의 안전관리 미비나 불법적인 폐수방류도 있지만 유독 하천에 물이 부족한 갈수기를 이유로 많이 들었다. 폐수나 오염물질은 그대로인데 하천수의 수량이 줄어들어 농도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가볍게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사실 어처구니없는 변명이자 무책임한 태도라고 본다. 현재도 4대강 사업으로 하천에 수량이 늘어나 화학물질 농도가 낮아졌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수질사고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 이렇게 수량으로 유해화학물질의 농도를 낮추는 “희석식 수질관리”는 후진국에서도 하지 않는 정책일 것이다.

세계적으로 이용되는 화학물질은 이십오만 가지가 넘고 우리나라 산업단지에서 이용되는 화학물질의 수도 사만삼천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매년 신규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사백 가지가 넘으니 정말 많은 화학물질이 이용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배출업체들은 제대로 된 수질오염방지시설을 설치하고 있는지 궁금증이 드는데, 결론은 수질오염방지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이고 형식적인 시설을 갖추기만 하면 허가가 나며 산업단지에 폐수종말처리장이 있어 그곳으로 보내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방식을 종말처리라고 하는데 종말 단계에서의 처리는 한계가 분명하다. 개별업체에서 각종 유해화학물질을 처리하지 않고 배출해서 산업단지의 폐수처리장으로 모아 처리하면 수많은 화학물질을 개별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이런 비효율적이고 비과학적인 부분부터 바로잡아야 수질개선의 첫걸음을 시작할 수 있다.

폐수처리장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폐수는 폐수처리장의 방류기준만 충족시켜 하천으로 그대로 방류하고 있으며 법의 기준 내에서 방류했다는 명분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더욱 무서운 사실은 극미량이라도 발암성이 있는 미량유해화학물질이 낙동강에 이천 가지가 넘게 발견되었는데 먹는 물 수질검사기준은 고작 이백 가지도 안 된다는 현실이다.

1991년 페놀 사고 이후 26년이 지났고 대구에서는 2008년 대구시장이 취수원이전을 주장한 지도 십 년여의 세월이 지났다. 하지만 정부나 대구시는 근본적인 수질개선을 위한 현황조사와 연구 등의 노력과 제도개선보다는 정치적 구호에 그친 취수원이전만 고집하고 있다.

이렇게 정치권에서 말만 하고 있을 때 낙동강에서 물고기는 매년 떼죽음 당하고 있고 녹조로 인한 피해의 범위는 넓어지고만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물고기 떼죽음 이유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으며 녹조 문제의 해법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는 6개의 보가 있어 하천이 호수처럼 되었고 유해화학물질의 퇴적으로 인한 문제는 점점 가시화될 것이며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이용 중인 대구시와 지자체의 주민들은 그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지금이라도 차근차근 기초조사와 배출업체에서 유해화학물질을 올바르게 직접 처리하도록 하는 제도개선도 시작해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이다. 낙동강 수질의 진실을 이제 밝힐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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