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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칼럼] 산불 원인은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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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4.04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 대표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 대표

 지난달 순식간에 불이 붙어 손 쓸 틈도 없이 번진 동해안 산불은 최장 시간 산불 213시간, 산림피해 24.940㏊를 기록했다. 울진 1만8천463ha, 삼척 2천369ha, 강릉 1천900ha, 동해 2천100ha의 산림피해에다 4643세대, 7천27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산림청이 산불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6년부터 지금까지 가장 큰 산불 피해라고 한다.

이러한 최악의 산불이 발생한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산림의 건조함을 가져오는 가뭄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는 폭우, 한파, 가뭄 등 다양하다. 산림청 발표에 의하면 2021년 12월 1일부터 2022년 2월 28일까지의 평균 강수량은 13.3㎜다. 평년 강수량인 89.0㎜의 14.7%에 그치는 수준의 적은 강수량으로 더욱 건조해진 겨울 날씨를 산불의 배경으로 지목한다.

우리나라는 산불 발생 원인이 자연발화로 인한 산불보다 입산자 실화나 농경지와 산림주변의 소각산불이 전체의 63%를 차지하고 있고, 그동안 축적된 산불 진압기술과 산불방지정책들을 바탕으로 점진적 감소추세에 있다.

하지만 최근 연중 고온현상, 낮은 강수량, 건조일수 증가 등 기후변화와 우리 숲의 연료물질인 낙엽과 마른 가지들은 매년 증가하여 산불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동해안 일대의 경우 강한 계절풍으로 인해 대형산불을 진화하는 것에 더욱 어려움이 있다.

대형산불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 등에서도 발생하고 있으며 몇 달 동안 지속되는 안타까운 소식들이 자주 보도되고 있다. 특히 호주의 경우 2019년 9월 발생한 산불이 6개월간 이어지며 대한민국 면적보다 더 넓은 면적이 소실됐다.

시드니 대학의 생태학자들은 산불로 약 10억 마리의 동물이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불 피해는 호주에만 국한되지 않고 2,000㎞ 떨어진 뉴질랜드에서는 빙하가 산불로 인한 대기오염물질로 뒤덮여 누렇게 변해 햇빛 반사가 힘든 빙하는 더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남부유럽에 집중된 산불로 인해 평년 수준의 8배인 12만8천㏊가 불탔으며, 다른 지역도 산불이 더 자주, 더 대형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대기감시 서비스’(CAMS)는 2021년 전 세계 산불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유럽연합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배출량보다 148% 많은 총 64억5천만t이 배출되었다고 발표하였다.

IPCC 워킹그룹 II 6차 보고서에서는 이미 산불위험이 증가했으며 ‘지구평균 온도가 2℃까지 상승하게 되면 산불 피해 면적이 최대 35%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유엔 환경계획(UNEP)이 공개한 산불 보고서 ‘Spreading like Wildfire: The Rising Threat of Extraordinary Landscape Fires’에서 대형 산불로 피해를 보는 면적이 2030년까지 14%, 2050년까지 30%, 21세기 말까지 50% 증가하는 등 산불이 더 빈번하고 대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발표에 따르면 기온이 1.5도 높아지면 산불 기상지수가 8.6% 상승하고 2.0도 오르면 상승 폭이 13.5%로 커진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다양한 영역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강우량과 가뭄 빈도는 증가하였고, 폭우는 점점 강해지고 한파, 온난화 현상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 현상이 대형산불을 가중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산림청의 산불방지 종합대책에서는 자연 산불 방화선 및 산불진화 차량 진·출입 역할을 하는 산불방지 임도를 설치를 확대하고, 내화수림대 조성으로 산불에 강한 숲으로 개선하는 방안이 제시되어 있다. 그중에 산림 피해 복원 시 소나무만 심을 게 아니라 함께 다른 활엽수림과 섞어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은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이런 대책과 지적은 한계가 있다.

척박한 산림토양과 강한 햇빛에도 잘 자라는 소나무와 같은 양수림의 특성을 이해 못한 지적이다. 양수림이 산림토양을 복원시키고 그 아래에서 음수림인 참나무류가 자라면 산림은 활엽수로 자연스럽게 천이된다. 이를 위해 조림지에 대해 숲 가꾸기 사업도 필요하지만 다른 사업에 늘 밀려 체계적인 사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불쏘시개 산림이 된 것이다.

산불진화에 유용한 임도의 경우 지역균형특별회계로 다른 예산과 묶어 편성되어 선심성 사업에 쓰이는 경우가 많아 큰 문제이다.

이제부터라도 산림전문가 의견을 수렴하여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하였으면 한다. 산불피해지역이 산사태 등 또 다른 재해로 이어지지 않게 사방사업을 진행하고 산림복구사업에도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숲은 생명의 근본이며 잘 지키고 가꾸어야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를 막을 수 있다.


 


[글 출처] 경북매일(http://www.kbmaeil.com)
[이미지 출처]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116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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